지정학적 리스크·중국 경제 약세 등도 반영
국채금리 ↑ 금값 ↓…17일 소매판매 지표 관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큰 폭 오르며 한 달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올랐다.
이날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악화시킨 것이 일부 작용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또 홍해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중국 경제가 지속해 약세를 보이면서 불확실성에 대한 일시적인 대피처로 달러에 관심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대해 미국 달러화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는 달러 지수는 이날 0.73% 오른 103.38을 기록했다. 이날 상승 폭은 지난 2일 이후 최대이기도 하다.
달러 지수는 이날 한때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인 103.42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날 0.8% 상승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달 13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하기도 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월러 이사는 이날 미국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이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배녹번 글로벌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로이터에 월러 이사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일 이유가 없으며, 인하는 체계적이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챈들러는 또 달러가 지난 2주 동안 횡보세였다며, 작년 말의 과매도 상황 등이 이제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월러 이사의 발언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다소 늦추거나 시작부터 분기당 1차례 인하를 선호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높여놓았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이사인 파레쉬 우파드하야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나면 안전한 피난처로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가치의 상승에 반해 유로화의 경우 이날 0.72% 하락한 유로당 1.0869달러를 기록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도 지난 15일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바 있고, 일부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도 이날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불확실성을 유지했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1.04% 올라 최근 6주 사이 최고 수준인 달러당 147.26엔에 거래됐다.
달러화 가치 상승과 함께 미국 국채금리도 올랐다.
CNBC 방송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66%를 기록했다. 2년 만기 수익률도 약 10bp 상승한 4.228%에 거래됐다.
반면, 금 가격은 1% 이상 하락했다.
금 현물은 이날 오후 온스당 2천27.26달러로 1.3% 하락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17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를 지켜보고 있는데, 소비자 지출이 둔화하면 경기침체 및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를 부를 수 있다.
팩트셋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12월에는 0.2% 성장이 예상됐는데, 이는 전달인 11월의 0.3% 성장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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