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포비아에…서울 빌라 전세가율 1년새 10%P ↓

 

지난해 초까지도 80%에 육박했던 서울 빌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난달 60%대로 떨어졌다. ‘깡통전세’ 위험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전세사기·보증금 미반환을 우려한 빌라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21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연립·다세대(빌라)의 전세가율은 평균 68.5%를 로 전년 동월보다 10.1%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8월 부동산원이 전세가율 집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2.5%에서 55.5%로 7%포인트 떨어졌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깡통전세 위험이 다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서울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8월(81.2%)과 9월(82.0%) 두 달 연속 80%를 넘기다가 12월 78.6%로 하락한 뒤, 이후 지난해 7월(69.5%)까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지난달 기준 관악구(76.3%)였다. 강동구(75.4%), 송파구(74.9%), 강북구(74.3%)가 뒤를 이었다. 경기도의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12월 82.9%에서 지난달 69.4%로 13.5%포인트 감소해 서울보다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인천의 빌라 전세가율은 87.1%에서 76.7%로 10.4%포인트 떨어졌다. 하락하고 있지만 서울·경기 등 다른 수도권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밀집한 인천 미추홀구(87%)의 전세가율은 80%를 넘어섰다.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에선 전남 광양(92%), 경북 구미(85.2%), 대전 대덕구(83.4%), 경기 안양 만안구(83.2%) 등의 빌라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수도권 빌라 전세가율이 1년만에 큰 폭으로 떨어진 데는 전세사기 사태와 주택 시장 침체 영향이 크다. 빌라 수요가 많은 청년·1인가구들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해 전세 대신 월세로 눈을 돌렸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격 지수는 2022년 12월 100.8에서 지난해 12월 98.3으로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월세 가격지수는 101.1에서 101.9로 0.8% 상승했다.

김선주 경기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보통 빌라 전세가는 매매가의 80% 수준으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수치가 60%대로 떨어진건 하락폭이 크다고 볼수 있다”며 “주택 매매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면서 빌라시장 거품도 빠르게 꺼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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